대구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 - 야시장에서 나누는 한 끼의 온기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저녁 시간이 오면 대구의 관광명소인 칠성 야시장의 불빛이 하나둘 켜진다 물줄기가 시원하게 흐르는 대구 신천 둔치에 자리한 이 야시장은 전국에 있던 청년상인들이 하나둘씩 모여 2019년 11월 개장한 먹거리 장터 야시장으로 영업을 시작하고 약 4개월 만에 확산한 신종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청년 상인들은 한동안 휴장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는데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그들이 바라본 것은 어두운 절망이 아닌 빛나는 아이디어였다
대구코로나확진으로 고생하던 의료진을 위해 도시락을 만들어 기부했던 청년 상인들이 어려움을 나누며 늘 함께해온 칠성시장 부녀회원들을 위해 한 상을 차려주었다
봉사활동을 주도했던 젊은 상인 A 씨는 다정한 아들이자 남편이기도 한데 그가 가족을 위해 만드는 요리와 칠성 야시장 상인들의 다정한 사랑과 관심이 담긴 음식들을 만나러 간다
뜨거운 불길로 노릇노릇하게 구워낸 맛좋은 김치 삼겹살 말이 대구의 명물인 납짝만두와 오징어 초무침과 칠성 야시장에서 맛볼 수 있는 별미중의 별미로 간편하게 먹는 새우 꼬치구이 또한 눈길을 끄는 인기 메뉴로 많은 관광객들에게 사랑받는 먹거리다
청년 상인들이 함께 만드는 닭칼국수는 응원을 가득 담아 더욱 넉넉한 맛 닭을 푹 삶아 건져낸 육수에 쫄깃한 칼국수 면을 더하면 국물의 깊은 맛은 사람에 온정을 나누기충분한 음식이다
집에서도 요리사를 자처하는 젊은 상인 가족들을 위해 부엌으로 향하는데 닭가슴살을 쪄서 익히면 식감이 한결 부드럽단다 한번 찐 닭가슴살을 찢어둔 후 파프리카와 당근 무순을 곱게 채 썰어 한 접시에 담고 얼려둔 닭 육수와 동치미 국물을 부으면 시원한 초계탕이 완성된다
대구의 유명 음식중 하나로 꼽히는 대창과 주꾸미에 양념장을 더한 대창 주꾸미볶음은 온 가족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고즈넉한 도심 주택에 찾아온 행복 - 새 식구는 쌍둥이 손자이야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올해 초부터 어느 곳보다 어려운 시간을 보냈던 대구시가 고향인 대구에서 오랜 시간 살아온 B씨는 22년 전 남편이 세상을 떠난 후 어린 자녀들을 홀로 키운 단단한 어머니이자 대구 시민이다 최근 외출하기가 조심스러운 요즘 일과 중 하나는 옥상 텃밭 나들이 직접 키운 채소를 이용해 요리를 즐기고는 한다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는 둘째 딸이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길어진 휴가를 어머니 곁에서 보내고 있는데 언니 손지민 씨 가족이 오랜만에 찾아온단다
얼마전 태어나 최근 생후 6개월이 된 쌍둥이 손주들이 대구 외갓집에 처음 방문하는 날 힘든 시기에 첫 아이를 낳은 큰딸을 위해 어머니는 애틋한 마음을 담아 엄마의 사랑이 담긴 밥상을 차린다 현태 씨 가족이 모여앉아 함께하는 따뜻한 순간을 만난다
생미역과 마른명태 표고버섯을 듬뿍 넣어 따끈한 쑥 찹쌀 수제비를 끓인다 오래전부터 대구지역에서는 보양식으로 쑥 찹쌀 수제비를 즐겨 먹었는데 이날함께한 현태씨와 일상다반을 나누며 가까워졌다는 지인 송외숙 씨가 올봄에 산에서 직접 캐서 말려둔 쑥이 새알심 반죽의 재료를 동글동글하게 새알심을 빚어 넣고 동동 떠오를 때까지 끓이면 보기 좋고 맛도 좋은 건강식 완성 몽글몽글한 새알심 한술에 어머니의 사랑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전복 홍합 꽃게 문어 낙지 가리비 조개 등 해산물을 듬뿍 넣고 갖은양념을 더해 걸쭉하게 찐 해물찜은 매콤한 맛이 일품이라는 소문이다
잘 다듬은 전복과 찹쌀을 넣고 지은 밥까지 여름의 안녕(安寧)을 책임질 든든한 한 상이 여기 있다 온 가족이 잠시 쉬어가는 지금 함께해서 더없이 소중하고 귀한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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